소설/에세이
그래, 내게도 ‘결혼을 하지 않은 열 가지 이점’이 있지 않나.
귀가 시간이 자유롭다. 매일 매끼 음식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마음대로 늦잠을 잘 수 있다. 밤에 늦게 잘 수도 있다.
목욕하고 알몸으로 나와도 괜찮다. 텔레비전을 독차지할 수 있다. …….
헤아리다 보면 열 가지는 훌쩍 넘는다.
맞아 맞아 …… 공감하면서 읽고,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며 위로 받고
‘내일도 힘내자’ 용기가 샘솟는, 행복한 프로싱글러 언니들의 솔직상쾌 공감 에세이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둔 엄마가 될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그게 저절로 되지도, 내 마음대로 되지도 않는다는 걸 안다. 이 책은 이처럼 어린 시절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솔로의 길을 걷게 된 저자가 온전한 홀로서기를 이루기까지의 일상 속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린 것이다.
어느 날 문득 혼자일 때가 외롭고 서러울 때, 인생이 꼬이고 잘 풀리지 않을 때, “결혼하라”는 잔소리에 시달릴 때, “왜 아직도 혼자니?”라는 말을 들을 때, 당신이 솔로라면 어떻게 하는가? 솔로여서 한번쯤 겪었던 이 상황을 저자이자 프로싱글러인 아가와 사와코는 “혼자가 어때서? 살아보니 괜찮아!”라고 당당히 말한다.
솔직하고 맛깔 나는 문장, 웃음과 공감을 주는 글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 에세이 작가이면서 문학상을 다수 수상한 소설가인 아가와 사와코는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중 하나인 《듣는 힘》의 저자이자 1천 명이 넘는 유명인사들의 본심을 이끌어낸 유명 인터뷰어다.
이 책은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아가와 사와코의 에세이로 프로싱글러로서 겪은 그녀의 좌충우돌 경험담을 들려준 것이다. 특히 솔로들의 일상을 대변이나 하듯 이십 대부터 사십 대까지 솔로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또한 맛깔스런 문장 곳곳에 그녀만의 솔직함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녹아 있어서,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키득키득 웃다가 훌쩍훌쩍 울다가를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때는 마음 깊숙이 억눌려 있던 짐을 훌훌 털어내고 혼자서도 힘차게 살아갈 용기와 지혜를 얻었다는 걸 알게 된다.
연애는 어렵고, 결혼은 더 어렵고, 혼자 사는 청춘들에게 보내는 달곰씁쓸한 돌직구
어제도, 오늘도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방법, 아가와 사와코가 알려드립니다!
이 책은 저자의 어두운 시기, 실수담을 그리는 이야기조차 밝고 긍정적이고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그렇다고 저자 아가와 사와코가 애초부터 긍정적인 성격이었던 것은 아니다.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순종적인 딸이었던 그녀는 대학에 와서야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시작했지만, 이십 대 내내 방황해야 했다. “너한테는 무리일 텐데” 하고 부모가 반대하면 두고 보라며 끝까지 해낼 오기와 자신도, 용기도 없어서 금방 포기했다. 그렇게 뭘 해도 어중간한, 안 되는 인간이라며 좌절한 채 젊은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뒤늦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달라졌다. 상사한테 호통을 듣고 울기를 반복하면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그런 힘든 방송국 일을 버티고 십 년이 지난 어느 날, 스스로 ‘날품팔이’라 불리는 프리랜서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립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비로소 결혼해야만 행복해진다는 어린 시절의 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주위랑 비교해서 초조해할 필요 없잖아. “혼자 사는 것도 재주야”
창피할 수도 있는 에피소드를 친구에게 털어놓듯 솔직담백하게 쓴 글을 읽고 있자면, 어떨 때는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저자와 즐거운 수다를 떠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을 양면테이프로 임시변통했다가 망신을 당하고, 만취해 택시 안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가방을 못 쓰게 되기도 한다. 또 아버지의 식탐을 이어받아 취재 여행에서 명물 음식을 혼자만 먹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억울해 하기도 한다.
그때부터 나흘간 예상을 훨씬 뛰어넘게 맛있는 음식을 먹었지만,
그래도 어쩐지 찜찜하고 아쉬웠다.
혹시 내가 못 먹은 전골이 제일 맛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서.
저자 아가와 사와코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에, 혼자라서 겪는 잔소리나 괴로움에, 애써 포장하거나 자위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며 기쁘게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어렵게만 느껴져 멀리하던 재즈나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방법을 찾고, 세상 모든 음식을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해 이것저것 궁리하고, 처음으로 마사지를 받고는 반짝거리는 피부에 감탄하기도 하고 …… 그렇게 그동안 몰랐던 나를 발견하고 행복을 찾는 ‘혼자’라는 시간을 누린다.
그런 저자의 생각과 행동을 통해서 얻은 긍정적인 기운이 책 곳곳에 담겨 있다. 또한 보수적인 일본 사회, 그보다 더 고집불통에 불같은 성격의 아버지를 둔 저자가, 여기저기 부딪히면서도 굴하지 않고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이 책을 통해 웃음과 함께 전해진다.
솔로가 아닌 ‘홀로’ 라이프. 살아보니 괜찮아!
스스로를 ‘미인장명(美人長命)’이라고 칭하는 발랄함과 자신감 있는 삶의 자세, 그것이 혼자여도 괜찮은 이유가 아닐까. 누가 뭐라고 하든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온 언니가 ‘혼자의 삶’을 사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결혼이 인생의 최종 목표라니 너무 재미없잖아.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결혼해도 행복해질 수 없을 걸.”
이 책은 그녀의 육십 년차 싱글라이프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싱글들에게 혼자서도 얼마든지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음을 경쾌하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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